경찰보다 앞서 도착하는 미 ‘경찰 드론’, 시민단체와의 갈등 부상

미국 전역 1,500여 개의 경찰서에서 드론을 활용하고 있다. 경찰 드론의 활용 범위가 빠르게 확장되는 반면, 개인정보 문제나 정책에 대한 논의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미국 경찰과 시민사회와의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by Patrick Sisson

미국 캘리포니아주 남부 도시 출라 비스타(Chula Vista)에서는 무인 항공기가 하늘을 가로지르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이 지역 경찰서는 매일 네 곳의 기지에서 드론을 띄워 하루 10시간 동안 시내를 정찰한다. 무인기를 활용한 치안 활동은 이들에게 이제 일상이 되었다. 경찰관이 용의자가 있을 것으로 의심되는 가택에 진입할 때도 무전기로 “무인 항공 시스템(UAS) 지원 가능한가?”라고 물으면, 곧 이 지역에 배치된 29개의 드론 중 하나가 주변 상공에 나타난다. 신중하고 체계적인 작전을 진행할 때는 거의 항상 드론이 포함된다. 현장에서 드론은 지상 60~120미터 높이에서 비행하기에, 대부분의 사람은 드론이 있었는지조차 알아채지 못한다.

출라 비스타 경찰서에서는 노동력을 보완하기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드론을 활용한다. 경찰관 배치 담당자들은 우선순위에 따라 경찰관을 어떻게 배치해야 할지 결정해야 한다. 예를 들어 무장한 용의자가 있다는 신고와 가게에 도둑이 들었다는 신고가 동시에 접수되었는데 출동할 수 있는 경찰관은 한 명뿐인 상황을 가정해 보자. 드론 도입 전에는 경찰관이 첫 번째 사건 현장에 우선 출동했다. 하지만 출라 비스타 경찰서의 공보관 앤서니 몰리나(Anthony Molina) 경사에 따르면 이제 배치 담당자들은 경찰관을 강도 사건 현장으로 파견하면서 동시에 도둑에게는 드론을 보내 은밀히 추적할 수 있다고 말한다.

앤서니 경사는 “드론은 결코 위험에 빠지지 않는다”고 말한다. 또 드론을 조종하는 경찰관도 위험에 빠지지 않을 수 있다. “그들은 경찰서 안에 있기 때문이다.”

경찰이 드론을 사용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현재 미국 전역의 1,500여 곳의 경찰서에서 드론을 활용하고 있다. 드론은 주로 수색이나 구조 작업에 사용되며, 범죄 현장 기록과 용의자 추적에도 활용된다. 드론은 미국 연방항공국(FAA)의 규정에 따라 조종사의 가시권 내에서만 운항할 수 있었지만, 2019년부터 연방항공국이 가시권 외(beyond visual line of sight, 이하 BVLOS) 비행 면제권을 부여하면서 장거리 원격 운항으로 이전보다 효율적이고 광범위한 활용이 가능해졌다.

출라 비스타 경찰서는 BVLOS 비행 운영을 최초로 승인받은 곳으로, 지금까지 승인받은 경찰서는 대략 225개이다. 이 가운데 출라 비스타를 포함한 십여 곳이 사건 발생 시 드론을 가장 먼저 현장에 투입하는 ‘드론 최초 대응(drone-as-first-responder, DFR)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드론 조종사가 911 긴급 신고 내용을 실시간으로 들으면서 드론을 출동시킨다. 그러면 카메라를 장착한 드론이 사고나 응급 상황, 범죄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하게 된다.

미 연방항공국은 향후 몇 년 안에 BVLOS 비행을 완전히 합법화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를 계기로 앞으로는 다른 드론 활용 프로그램들까지 더욱 수월하게 도입될 것이다.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보안관 당선자는 범죄와 총격 사건에 신속 대응하기 위하여 도시 전역에 수백 대의 드론을 사전 배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또한 자율 비행과 같은 첨단 기술도 더 빨리 도입될 것이다. 자율 비행 드론은 인간 조종사 없이도 미리 프로그램된 경로를 따라 비행하거나 명령에 응답할 수 있다.

애틀란타주에 기반을 둔 회사인 스카이파이어 컨설팅(Skyfire Consulting)의 설립자이자 경찰서 드론 도입을 도운 매트 슬로운(Matt Sloane)은 드론 활용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경찰청에서 드론 기술 관련 예산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2~3년 안에 우리는 출동 현장에 자동으로 도착하는 드론 시스템을 보게 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변화가 너무 빠르다고 우려하는 사람들도 많다. 드론을 감시 활동 및 사건 최초 대응에 활용하는 것은 치안 유지의 근본을 바꾸는, 매우 큰 변화다. 문제는 여기에 드론 기술과 관련된 사생활 보호 규제나 구체적인 활용 방안, 허용 범위에 대한 제대로 된 공론화가 없었다는 점이다.

더군다나 드론을 활용한 치안 유지 활동의 효과를 입증하는 증거도 매우 부실하다. 이 기사를 위해 미국 내에서 드론 프로그램 운영 경험이 가장 많은 출라 비스타 지역의 경찰관을 포함해 드론 판매회사, 연구원 등 여러 전문가를 접촉하였으나, 그중 누구도 드론이 범죄율을 낮춘다는 객관적인 연구 결과를 제시하지 못했다. 드론 기술을 활용했을 때 검거 및 유죄 선고 건수가 얼마나 늘어났는지 보여주는 통계 자료도 없었다. 경찰청은 늘 그렇듯 범죄율이 감소하면 당시 사용한 기술이 영향을 미쳤다는 식의 주장을 펼쳐왔다. 하지만 드론이 범죄율 개선에 도움이 되었다는 주장을 뒷받침할 구체적인 통계나 분석이 없다면, 이는 인과관계가 아닌 단순 연관성을 보여줄 뿐이다.

드론 기술이 계속해서 확산함에 따라 사생활 보호 및 시민자유 보호단체에서는 기존에 사용하던 기술에 드론이 결합할 때 벌어질 일을 우려하고 있다. 자동차 번호판 판독기, CCTV 네트워크뿐 아니라 드론으로 촬영한 영상 증거를 분석 및 분류하는 실시간 지휘 본부를 디지털 수사망에 새롭게 도입한다면 치안 담당 기관의 감시 능력은 크게 확장할 것이다. 이는 이미 과잉 감시에 시달리고 있는 미국 대중들에게 더 큰 부담이 될 것이다.

샌디에이고 지역 스페인어 신문사 <라 프렌사 샌디에이고(La Prensa San Diego)>의 아르투로 카스타냐레스(Arturo Castañares) 발행인은 경찰의 드론 사용에 투명성이 결여되어 있으며 기술의 급격한 확산 속도에 비해 공공 정책이나 법률 시스템의 수준은 뒤처져 있다고 비판한다. 현재 라 프렌사 샌디에이고는 경찰 드론이 촬영한 영상의 공개를 요구하며 이를 거부하는 출라 비스타시를 상대로 소송을 벌이고 있다.

카스타냐레스는 “너무나 빠른 속도로 무분별하게 드론이 도입되고 있다”면서 “이 기술을 사용하지 말자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정책과 절차가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드론을 배치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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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내용은 MIT 테크놀로지 리뷰 코리아 5,6월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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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MIT 테크놀로지 리뷰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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