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송일이 공휴일과 겹칠 경우 지연되어 늦게 배송될 수 있습니다.
- 주소지가 변경되셨을 경우 수령자가 직접 매월 20일 이전에 주소변경을 신청해 주세요.
나이스북 고객센터 : 02) 6412-0125~9 / nice@nicebook.kr
정간물명
발행사
발행횟수 (연)
발행국 / 언어
판형 / 쪽수
독자층
발간형태
구독가 [12개월]
검색분류
주제
관련교과 (초/중/고)
전공
키워드
발행일
배송방식
수령예정일
파손 및 분실처리
해외배송
배송누락 및 배송지변경
COVER 이수진 캔버스에 아크릴릭 160×160cm(부분) 2023 Courtesy of the artist and Saatchi Yates 다이내믹, 한국 미술! 지역 패트롤. Art는 5월호부터 2025년 1월호까지 전국을 9개 권역으로 나눠 각 도시의 미술로컬리티를 조망하는 스페셜 시리즈를 진행한다. 첫 번째 주인공은 부산과 울산. 부 산과 울산은 한반도 동남권의 예술거점 도시이다. 바다로 외부 문화와 발빠르게 교류하면서 특수한 정체성을 구축해 왔다. 부산은 추상회화에서도 형상미술에서도 자기화의 역사를 만들었다. 울산의 미술은 테크놀로지와의 상호 작용이 특징이다. 태화강국제설치미술제는 자연과 기술의 공존을 어젠 다로 제시하고, 2022년 개관한 울산시립미술관은 뉴미디어 전문 뮤지엄을 표방한다. 이 외에도 지 역을 무대로 활약하는 젊은 비평가의 신진 작가 작가론, 부산과 울산의 영 아티스트 8인 지상전, 지역 미술의 현황과 과제를 진단하는 지면을 싣는다. SPECIAL SERIES 다이내믹, 한국 미술! 지역 패트롤 107 Issue 바다의 미술, 정체성을 찾아서 / 고충환 Critic’s Pick 박우수리×황서미, 박소현×박천, 곽은지×김경미 New Look 강강훈 강목 함미나 이지은 김윤호 백다래 박현성 방기철 Leader’s Voice 서진석 허정선 박혜빈 정석호 윤영숙 양유진 김정훈 박수지 김철진 김효정 심준섭 서상호 강유진 김아해 HOT PEOPLE 054 이강승: 퀴어의 정원 / 김해리 ARTIST 082 필립 파레노: 페르소나의 예술, 내 방은 또다른 어항 / 정현 IMAGE LINK 096 막달레나 워싱카: 청춘, 언제나 당신을 위한 노래 / 조재연 FOCUS 058 스티븐 해링턴展: 몽환 속의 해방 / 정현 우제길展: 빛, 운율, 심상 / 윤진섭 에디 마티네즈展, 길버트와 조지展: 농담처럼 진담처럼 / 박재용 김춘환展: 주름, 욕망의 지층 / 박영택 공성훈展: ‘사건’으로서의 바다 / 문혜진 강국진展: 실험미술가, 회화의 길 / 이은주 기디언 아파展, 미에 올리세 키에르고르展: 존재, 저항과 치유 / 김보라 REPORT 홍콩 아트씬 생생 르포! 142 (1) Art Fair 홍콩 미술시장, 찬바람 분다 / 조재연 (2) Museum 흑백에서 무지갯빛, 팔색조 기획전 / 김해리 (3) Gallery 슈퍼 갤러리, 슈퍼 작가의 붐 다운 / 이현 CRITIC 153 주디 시카고: 페미니스트 거장 회고전 / 임근준 TAG ON 162 홍성준: 레이어, 기억의 단층 / 최수연 ANNIVERSARY 174 창간 25주년 OB’s Memory / 이나연, 김새미, 김현, 최정윤 ZOOM IN 166 Market 마시모데카를로 서울 스튜디오 오픈 / 김해리 People 갤러리 비선재, 오리진 창립 멤버 신기옥 개인전 / 김복기 Local 전국 미술대학 신진 작가 기획전 <전국대전> / 신사옥 Pitching 사진, 위로하고 연대하는 / 이시안 Exhibition 경기도미술관, 세월호 참사 10주기 추념전 <우리가, 바다> / 조재연 ETC. 048 EDITORIAL 베니스의 이쾌대 / 김복기
COVER 차현욱 <난제의 숲> 한지에 안채, 호분 80.3×65.1cm(부분) 2023 작가 제공 기운생동의 봄. 아트씬도 다시 힘차게 기지개를 켠다. Art는 한국 미술문화의 심장, 북촌과 서촌의 길을 나선다. 경복궁의 양 날개 북서촌은 오랜 역사의 땅. 귀중한 문화유산과 한옥마을을 품고 있 을 뿐만 아니라, 관광객을 타깃으로 한 이색적인 문화 시설과 세련된 상점이 가득하다. 또한 국립 현대미술관과 메이저 갤러리를 중심으로 한국 제일의 아트벨트를 형성하고 있다. 전통과 현대가 생 생하게 살아 숨 쉬는 문화의 보고(寶庫). K컬처의 1번지다. Art는 3월호 특집에서 북서촌의 핫 플 레이스를 조명한다. 주요 미술관, 갤러리, 문화 기관을 한눈에 정리한 지도와 인덱스, 그리고 신생 갤러리 38곳의 인터뷰를 싣는다. 여기에 갤러리스트가 추천한 지역 ‘찐’ 맛집, 인기 카페, 문화 체험 시설도 총정리했다. ‘오감 만족’의 여행, 지금 북서촌으로 함께 떠나자! SPECIAL FEATURE K컬처 핫 플레이스 북서촌 아트벨트 봄나들이~ 074 (1) 갤러리 맵 (2) 북서촌 아트벨트의 어제와 오늘 (3) 뉴 파워 갤러리 38 (4) 갤러리스트의 선택! 먹거리, 마실거리, 즐길거리 HOT PEOPLE 044 구본창: 시간의 항해사 / 이현 FOCUS 048 정연두展, 원더랜드展: 유목의 예술 / 이선영 노마타 미노루展, Penetration展: 풍경 너머의 풍경 / 김종길 타이틀 매치展: ‘한국 팝아트’는 있다? / 박재용 콰야展: 누구나 ‘길’을 잃는다 / 임지선 착륙지점展, Momentary Momentum展: 일상의 아우라 / 권혁규 박대성展: 비경, 우주의 정원 / 이동국 김승희展: 민화의 공예적 해석 / 장동광 IMAGE LINK 116 조엘 메이어로위츠: 봄은 색으로 온다 / 조재연 ARTIST 122 이상남: 메타 추상, 모나드 게임 / 고충환 NEW LOOK 132 차현욱: ‘기억 조각’의 무릉도원 / 이현 최수진: 환상 동화를 짓다 / 김해리 추수: 사이보그와 키메라, 세계를 꿀꺽! / 주예린 CRITIC 138 K아트, 미국 붐! 로컬리티, 국가주의, 동시대성 담론을 둘러싸고 / 김태이 ANNIVERSARY 147 창간 25주년, 나의 청춘과 아트인컬처 / 안인기, 박희덕, 여경환, 김동욱, 이정훈 TAG ON 154 이유진: 동양과 서양의 만남, 몽환의 풍경 / 이현 ZOOM IN 158 People 미국 작가 이안 쳉 서울 개인전 / 조재연 Local 광주 ACC 아시아 도시 문화 기획전 / 주예린 Pitching 전시디자인, 장벽을 없애라 / 유미주 Exhibition 한국-루마니아 국제 교류전 / 이설희 Market 화랑미술제, BAMA, 오앤오 프리뷰 / 조재연
COVER 코헤이 나와 <픽셀-신발#9 (R)> 혼합재료 30.5×12.5×17.7cm 2023 Photo by 황정욱 Art는 2월호 특집으로 글로벌 아트씬에서 활약하는 ‘뉴 페이스’에 주목한다. 기획 비평 마켓 연구 출판 언론 등에서 국제 무대를 종횡무진하는 새로운 얼굴 ‘영 파워즈 31’을 뽑았다. 그리고 이들에게 다음과 같은 큰 질문을 던졌다. 왜 해당 도시에 정착했는가? 현지에서 가장 뜨거운 미술담론은 무엇인가? 한국과 해외의 미술씬은 무엇이 같고, 다른가? 다양한 응답이 나왔지만, 대륙마다 유사한 문제의식을 공유하는 점이 흥미롭다. 아메리카는 모든 참여자가 빠짐없이 ‘다양성’과‘정체성’을 내세웠다. 인종적 동질성 때문인지 디아스포라와 소수자 커뮤니티의 ‘임파워링’을 강조했다. 반면 유럽은 예술인 복지, 연대와 치유, 실험적 미술의 안전망 등이 부각됐다. 또한 전쟁, 이주, 난민 같은 사회 현안과 함께 과거사의 반성과 화해 등 국가적, 인종적 갈등을 이슈로 꼽았다. 아시아는 퍼포먼스, 미디어아트, 생태미술 등을 각 지역의 정체성 구축과 더불어 탐색하고 있다. 로컬리티의 글로벌 전략이다. 과연 글로벌 뉴 페이스는 이 거대한 ‘아트 유니버스’에서 어떤 새로운 별자리를 그려낼까? 미래의 아트씬을 견인할 영 파워! SPECIAL FEATURE New Face 31 from World 072 유럽 김금화 김예원 나비 마예니 박유진 박혜인 변현주 손지선 이가현 이설희 조율 황석호 아시아 권상해 김기부 김해주 우인선 전정옥 조혜수 아메리카 가수정 김기범 김민아 김예지 김태이 김호원 이지영 이지현 장재준 전영 정하영 최연수 클 레어 김 HOT PEOPLE 040 이장욱: "기획자는 작가의 땟목" / 이현 FOCUS 044 임충섭展, 스가 키시오展: 물, 모노 혹은 오브제 / 황인 히라코 유이치展, 닉 다이어展: 자연, 황홀하고 섬뜩한 / 정희영 아야코 록카쿠展: 유년의 화원 / 변종필 진지현展: 먹, 따뜻한 슬픔의 빛 / 남웅 송필용展: 땅의 역사, 시대의 기억 / 홍지석 김혜원展, 김보민展: 매체와 시간의 번역 / 김신식 김영헌展: 왜, 주파수를 그리는가 / 박지형 IMAGE LINK 112 애덤 애크버그: Amor Fati / 조재연 ARTIST 118 코헤이 나와: 21세기 우주론 / 김복기 PREVIEW 131 미리 보는 국내외 주요 전시, 키워드 6 / 조재연 ANNIVERSARY 142 창간 25주년 기념, 역대 편집장 4인의 발언 / 임근준, 호경윤, 장승연, 김재석 TAG ON 154 김정욱: 영혼의 블랙홀 / 이현 ZOOM IN 158 Exhibition 미스치프 서울 전시 / 주예린 Movie 힐마 아프 클린트 다큐멘터리 개봉 / 김해리 Pitching 엄마들의 초상, 끈끈한 기념비 / 조현아 Critic 한국 레지던시, 무엇이 문제인가? / 장진택 Museum 솔올미술관, 뮤지엄호두 외 개관 / 주예린 Local 포항문화재단 <오토포이에틱 시티> / 조재연 ETC. 024 EDITORIAL
COVER 서승원 캔버스에 아크릴릭 162.3×130.5cm(부분) 2022 Courtesy of the artist & PKM Gallery SPECIAL FEATURE 아고라! 한국미술의 이슈 진단 076 System 임근준 김찬동 최열 홍경한 홍태림 이대형 Market 주연화 서진수 김인선 박준수 주정현 이경민 황정수 Theory 현시원 이설희 박재용 문소영 권태현 임경용 이지은 Education 정종미 김이삭 김노암 호경윤 박혜경 Creation 서승원 윤동천 안성석 정용국 곽인탄 천경우 정현 정수정 HOT PEOPLE 040 구정아: 향기의 공감각 / 김해리 IMAGE LINK 068 오스틴 에디: 태양의 노래 / 조재연 FOCUS 044 김구림展: ‘현상과 흔적’의 변증 / 홍경한 토비 지글러展: 우상의 탈구축 / 박지형 강서경展: 춤과 노래의 형태소 / 최석원 미코 벨드캄프展, 크리스찬 히다카展: 혼종 혹은 탈경계 / 안진국 Body, Love, Gender展: 여성 너머의 여성 / 이연숙 이동훈展, 정지현展: 비조각의 조각 / 안소연 마뉴엘 솔라노展: 손끝의 기억 / 정현 ARTIST 한만영 134 인터뷰: 인용의 마술 / 김복기 크리틱: 이중성의 전략 / 김주원 REPORT 160 아트자카르타, 동남아 마켓의 새 허브 / 이현 TAG ON 166 빈우혁: 심연을 산책하는… / 이현 ETC. 025 EDITORIAL
COVER 장욱진 <얼굴> 캔버스에 유채 39.5×30.8cm(부분) 1957 장욱진미술문화재단 제공 장욱진(1917~1990). 한국 미술의 거목이다. 지금,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에서 <가장 진지한 고백: 장욱진 회고전>(9. 14~2024. 2. 12)이 열리고 있다. 유화 먹그림 판화 표지화 삽화 도자기 등 작품 270여 점과 아카이브 100여 점을 총망라한 사상 최대 규모의 전시이다. 장욱진 예술세계를 총체적 으로 재조명하는 귀한 자리이다. 장욱진의 삶과 작품은 ‘심플’했다. 나무와 달과 해 같은 자연, 시골의 풍정과 토속적 풍물, 가족과 친숙한 동물 등 한정된 소재를 최소한의 조형 요소로 환원했 다. 그리하여 때 묻지 않은 어린아이의 무구(無垢)와 세속을 초탈한 무상(無相)의 경지에 이르렀 다. Art는 장욱진의 생애와 예술을 입체적으로 조명하는 특집을 마련했다. 그의 작품 세계를 ‘무 구’라는 삶의 양식으로 해석하는 예술론과 소재, 구성, 질감, 기법 등의 특성을 분석하는 양식론 을 싣는다. 장욱진의 삶을 지근에서 지켜본 가족과 제자의 에세이도 소개한다. SPECIAL FEATURE 장욱진 1917~1990 078 1 크리틱: 심플=무구 / 김복기 2 크리틱: 채움과 비움 / 변종필 3 에세이: 나의 스승 / 최종태 4 에세이:“나는 중이다” / 장경수 FOCUS 050 이석주展: 베리즘, 실존적 사실주의 / 임성훈 유근택展: 생명의 그물코 / 김종길 김인겸展: 조각은 ‘텅 빈’ 일루전 / 고충환 안드레 부처展, 장종완展: SF의 낙원 / 정현 우 쟈루展, 박광수展: 드로잉, 선의 욕망 / 윤진섭 올해의 작가상 2023展: 포스트시대, 미술의 이슈 / 유진상 로사 바바展: 영화의 회화적 직조 / 양지윤 IMAGE LINK 108 이승권: 파랑새는 우리 곁에… / 조재연 ARTIST 114 로렌스 위너: 언어 조각의 항해 / 임근준 WORLD NOW 윈터! 글로벌 핫 전시 14 130 주디 시카고展, 이우환展, 유영국展 카를레인 제이콥스展, 필립 거스턴展 지그 컬렉션展 & 지그 프라이즈展 트레이시 에민展, Hexed, Vexed and Sexed展 제너럴 아이디어展, 에바 파브레가스展 엘 아나추이展, 잠 우展, 디에고 마르콩展, 유예림展 CULTURE 148 거리의 예술, 외국 영화 ‘포스터의 시대’ / 류지이 ZOOM IN 158 로리엘 벨트란: 세상을 조각내는 회화 / 주예린 AI 수로부인: 세계 최초 AI 영화 / 심은록 호상근: 베를린 표류기 / 조재연 플랫폼엘 공모 선정작: 미디어와 음악의 ‘이진법’ / 곽영빈 문예기금: 창작 지원금 고갈! / 주예린
조엘 샤피로의 한국 세 번째 개인전, 페이스갤러리 서울 / 조현대 기자
<조엘 샤피로>전 전경 2017 페이스갤러리 런던
미니멀리즘 조각의 후예 조엘 샤피로. 그의 작품은 흔히 ‘포스트-미니멀리즘’으로 분류되곤 한다. 본연의 색과 질감을 드러내는 청동과 나무로 생동감 넘치게 운동하는 인체 ‘형상’의 조각을 제작해왔기 때문. 최근에 올수록 다채로운 원색의 아크릴 물감으로 표면을 채색한 작품도 상당수 발표하고 있다. 그가 페이스갤러리 서울에서 자신의 이름을 내건 개인전 <조엘 샤피로>를 열고, 신작 9점을 포함해 총 14점의 작품을 선보였다. 최근 확장 이전한 페이스갤러리의 두 개 층을 모두 활용했다. 작가가 내한하지는 못했지만, 조각가답게 자신의 스튜디오에 미니어처 전시장을 만들어 작품을 배치하며 전시를 완성했다.조엘 샤피로는 1941년 뉴욕에서 태어났다. 그의 부모 또한 뉴요커, 둘 다 재능 있는 의학자였다. 특히 그의 모친은 창의력까지 넘치는 만능인이었는데, 조각이 취미였다. 샤피로도 유년 시절부터 예술가를 꿈꿨다. 독일 난민 출신의 표현주의자에게 미술수업을 받았고, 미술관도 자주 들락거렸다. 다만 그의 부친은 예술가의 꿈을 만류했다. 그가 의사가 되어 가업을 잇길 원했기 때문이다. “아버지는 자신의 환자 중 예술가들이 얼마나 생활고에 시달리는지 이야기해주시곤 했다. 그러면서도 시인이자 변호사였던 월리스 스티븐스처럼, 다른 직업이 있었던 예술가에 대한 이야기도 덧붙이셨다. 세월이 지나고 보니, 나의 재능을 의심한 게 아니라 진심 어린 조언을 해주신 거였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조엘 샤피로>전 전경 2021 페이스갤러리 서울
1965년은 샤피로의 인생에 가장 큰 전환점이 되었던 해다. 그의 기억에 따르면, 샤피로는 부모님의 권유로 뉴욕대 의과대학에 진학했지만, 나름의 창작 활동을 병행하고 있었다고. 하지만 이 해 말엽, 봉사 단체 ‘평화봉사단(Peace Corp)’에 참가해 인도에서 체류하면서 전업 작가의 길을 걷기로 결심했다. 1967년까지 약 2년간 인도 곳곳의 사원, 박물관, 유적지를 여행하며 인도 전통예술에 매료됐던 것. “인도의 종교, 문화, 제도는 일상생활과 밀접하게 맞닿아 있었다. 특히 건축물을 비롯한 예술과 너무나 잘 어우러졌다.” 그 후 샤피로는 뉴욕으로 돌아와 스튜디오를 임대했고, 뉴욕대 예술대학에 재입학한다.1960년대 뉴욕 미술계는 새로움의 용광로와 같았다. 명실상부 ‘미국 미술’인 추상표현주의가 전 세계를 휩쓸었고, 앤디 워홀을 필두로 한 팝아트도 엄청난 상업적 성공을 거뒀다. 미니멀리즘 조각도 대세였다. 구체적 형상이나 장식적 효과를 배제하고, 재료의 물성을 강조하는 기하학적 형상의 조각이었다. 로버트 모리스, 칼 안드레, 도널드 저드, 솔 르윗 등이 대표 작가다. 이들은 작품에 어떤 ‘의미’를 기입하지 않았기 때문에, 자연히 작품이 놓인 ‘장소’와 ‘관객’의 역할이 부각되었는데, 이는 로버트 스미스슨과 같은 대지미술로 이어졌다. 소위 탈미니멀리즘의 현상이 시작된 것이다. 조엘 샤피로의 작품 세계는 이 시기와 맞물려 그 문을 열어젖힌다. 그는 당시를 회고하며 자신의 예술관을 밝혔다. “나의 작품 세계는 미니멀리즘과 대화를 나누며 시작됐다. 현재를 만들어가는 예술가와 과거와 역사를 만들어온 예술가 간의 대화는 예술을 진화시킨다. 다만 예술의 진화는 매우 느리게 진행될 뿐. 때때로 엄청난 도약이 일어나기도 하지만 말이다.”
미술사에 조각가로서 자신의 이름을 새긴 샤피로지만, 활동 초기에는 평면작업이 중심이었다. 흠집을 낸 종이에 물감을 부은 다음, 통째로 기울여 물감을 흘려보내는 드리핑 기법을 실험하거나, 나일론 섬유 같은 산업 소재를 재료로 끌어들였다. 작가는 최근에도 평면작품을 꾸준히 발표하고 있다. “평면은 3차원 공간에서 실제 조각으로는 구현하기 어려운 구조를 표현”한다. 1970년대 샤피로의 초기 조각은 거푸집에 청동 등 금속 재료를 부어 만든 소품 위주였다. 의자, 집, 말 등 구체적 형상을 갖고 있는데, 이는 외로움, 비어 있음, 죽음 등에 대한 메타포였다. 이후 주물은 샤피로 조각의 시그니처 패턴을 남기는 주요 제작 방식이 된다.1970년대 후반부터는 활기찬 동작의 인체 형상을 떠올리는 조각을 선보이기 시작한다. 각목처럼 기다란 직육면체가 이어지며 인체 형상을 이루는 구조다. 청동 작품의 경우, 그 표면에 거푸집으로 사용했던 나무틀의 결과 무늬가 그대로 남는다. 이번 페이스갤러리 서울 개인전의 3층 전시장에서 선보이는 3점의 작품이 이러한 특징을 잘 보여준다. 작품명은 모두 <무제>, 1995년작 1점, 2006~08년 사이에 제작한 작품 2점이다. 사람과 비슷하거나 두 배 이상 큰 스케일이다. 1990년대와 2000년대 작품은 팔다리의 길이가 서로 다르다. 근작일수록 팔다리가 더욱 길어지고, 무게 중심이 위태로워 보이는 만큼 동작은 더 역동적이다.
<무제> 청동에 채색 166.4×80×182.2cm 2019
샤피로는 현재 단 한 명의 어시스턴트를 두고 작업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심지어 파트타임으로 고용했다. 노령에도 여전히 대부분의 작업을 혼자 하되, 형태나 무게 중심을 잡는 등 꼭 필요할 때만 타인의 개입을 허용하는 것이다. 미니멀리즘 조각에 레디메이드가 쓰이고, 팝아트가 공장형 대량 생산을 표방했던 것과 정반대다. 오히려 모더니즘 예술의 작가주의에 가까운 태도로 일관해왔음을 알 수 있다.3층 테라스 전시장에는 코발트블루로 채색된 청동 조각이 대로변을 바라보며 박진감 넘치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2층 전시장도 표면을 채색한 작품 위주로 꾸며졌다. 선명한 오렌지색, 진한 핑크색 등은 작품의 운동감에 저마다 다른 감정을 부여한다. 오렌지처럼 신나고, 핑크처럼 열정적이라고 말해야 할까. “감정을 끌어내는 색에 흥미를 느낀다. 청동, 철, 나무 등 재료 본연의 색을 숨겨버리는 일도 재밌다.” 샤피로는 자신의 작업이 “생명을 표현한 추상”이라고 주장해왔지만, 관객에겐 자유로운 감상과 해석을 허용한다. 작품의 다채로운 색은 문화권마다 그 의미와 상징을 달리하고, 개인의 경험과 직관이 더해져 해석의 폭은 더욱 넓어진다. 그러니까 2021년 8월 도쿄올림픽 중계방송을 본 서울의 뭇 관객이 샤피로의 작품을 보고 높이뛰기 선수가 힘차게 뛰어오르는 순간을 떠올리는 감상도 나름 의미가 있다. 샤피로는 올가을 뉴욕 파울라쿠퍼갤러리, 스페인 메노르카 섬의 갤러리아카욘에서 개인전을 앞두고 있다. 과연 그가 평생을 보낸 도시에서는, 그리고 지중해의 따뜻한 휴양지에서는 그의 조각이 어떤 다른 의미로 해석될 수 있을까?
[출처] 아트인컬처 Art in Culture (2021년 09월) ⓒ 본 콘텐츠는 발행사에서 제공하였으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